지난 7편에서 우리는 독립전쟁 초기 조지 워싱턴과 식민지 군대가 마주했던혹독한 현실과 끊임없는 퇴각의 아픔을 살펴보았다. 정예 영국군을 상대로 변변한 무기와 훈련도 없이 버텨야 했던 초기 몇 년은 식민지 측에 그야말로 암흑기와 같았다. 연패를 거듭하며 군대가 와해될 위기에 처했던 그 순간, 아메리카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거대한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오늘은 독립전쟁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새러토가 전투의 승리와, 그 승리가 가져다준 결정적 전환점인 프랑스의 참전 과정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1777년 가을, 영국군은 북아메리카 전선의 판도를 완전히 끝내기 위해 대담한 작전을 펼쳤다. 캐나다에서 남하해 허드슨 강을 장악함으로써 뉴잉글랜드 지역을 나머지 식민지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영국군의 버고인 장군이 이끄는 부대는 화려한 장비와 자부심으로 무장한 채 남쪽으로 진격해 들어왔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것은 거친 지형과 끊임없이 보급품을 노리는 식민지 민병대와 정규군의 지독한 게릴라전이었다.
결국 1777년 10월, 뉴욕주 새러토가에서 양측의 운명을 가를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베네딕트 아널드 등의 활약과 호레이쇼 게이츠가 이끄는 대륙군의 끈질긴 저항 속에서, 영국군은 완전히 포위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퇴로가 막히고 식량이 바닥난 버고인 장군은 결국 군 전체를 이끌고 대륙군에 항복하고 말았다. 당대 세계 최강의 자부심을 가지던 영국 정규군 전 부대가 식민지 반란군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 사건이 바로 세계 역사을 뒤흔든 새러토가 전투(Battle of Saratoga)의 승리다.
새러토가 전투의 승리는 단순한 군사적 승리 그 이상이었다. 대서양 건너 유럽에서 아메리카의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며 지켜보던 열강들의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든 계기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나라는 영국의 오랜 숙적이었던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그동안 물밑에서 비밀리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었지만, 식민지가 영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이겨낼 능력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공식 참전을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새러토가 전투에서 영국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는 모습을 확인하자, 프랑스는 즉시 아메리카의 공식 동맹국으로 나섰다. 1778년, 양국은 상호 방위 조약을 체결했고, 프랑스는 막대한 군자금, 정예 해군, 그리고 지상군 병력을 북아메리카 전선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스페인과 네덜란드까지 영국의 적대국으로 참전하면서, 이 전쟁은 단순한 식민지의 독립 반란을 넘어 유럽 열강이 대거 가담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국제전'으로 순식간에 확대되었다.
우리가 삶에서 불리한 상황을 묵묵히 버텨내다 보면, 어느 순간 뜻밖의 강력한 조력자나 판을 뒤집을 기회를 만나게 된다. 워싱턴과 대륙군이 혹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어 얻어낸 새러토가는, 고립무원의 반란군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해방의 주체로 도약시킨 가장 극적인 전환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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